[MBC노조 성명]

대전mbc뉴스데스크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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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법 리스크 정면 돌파’. 1월 16일 대전MBC 뉴스데스크 리포트 제목이다. 조민경 앵커는 ‘민주당 황운하 의원이 현 지역구 출마를 공식화했다. 사법 리스크를 정면 돌파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고 리포트를 소개했다. 내용이 사뭇 비장해, 상황을 모르는 사람들은 황 의원이 좋은 일을 하다 고난을 겪는 줄 알았을 것 같다.

 

황운하 의원은 ‘문재인 정부 울산시장 선거 개입 사건’ 1심 재판에서 선거법 위반으로 징역 2년 6개월, 직권남용으로 징역 6개월을 각각 선고받았다. 울산경찰청장 시절 청와대 관계자들의 하명으로 2018년 지방선거에서 민주당 송철호 후보를 당선시키기 위해 김기현 전 울산시장을 수사했고 이에 미온적인 경찰관들을 부당하게 인사 조처한 혐의가 모두 유죄로 인정된 것이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경찰 조직을 정치적 이익을 위해 이용한 선거 개입 행위는 죄책이 매우 무겁다’고 밝혔다.

 

그런 황운하 의원이 지난 1월 11일 민주당 총선 후보자 검증에서 ‘적격’ 판정을 받았다. 부정선거로 유죄 판결을 받은 사람에게 국민의 대표가 될 자격이 있다는 판정이 과연 옳은지 논란의 대상이 아닐 수 없다. 그런데 황 의원 지역구가 있는 대전MBC는 이에 대해 단 한 마디도 보도하지 않았다.

 

그러다 닷새 뒤인 1월 16일 국민의힘 정진석 의원과 묶어서 방송했다. 전형적인 물타기 수법이라 할 것이다. 

정진석 의원은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노무현 전 대통령의 죽음과 관련한 소문을 올렸다 유족들에게 고소당했다. 검찰이 벌금형으로 약식기소했지만 법원이 작년 8월 징역 6개월을 선고했다. 정 의원이 잘한 일은 아니지만, 피해자가 노 전 대통령 유족이 아니었어도 인터넷 상의 명예훼손에 징역형을 선고했을까 의문이 드는 판결이었다. 그리고 최소한 대전MBC처럼 총선 특집 기사에서 부정선거사범과 함께 묶는 건 대단히 부적절해 보인다.

대전mbc 로고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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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타기로 보이는 보도는 또 있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1월 2일 대전을 방문했다. 새해 전국 순회의 첫 일정이었다. 대전MBC는 이 기사에 민주당 대전시당과 진보당 대전시당 신년인사회를 묶어서 리포트로 만들었다. 대전MBC가 민주당 대전시당 신년인사회를 보도한 것은 지난 30년 동안 단 한 번도 없었다. 국민의힘이 주목받지 못하도록 막으려는 의도라고 의심할 수밖에 없다.

 

대전MBC는 1월 14일 한동훈 위원장의 예산군 충남도당 방문 때는 단신으로 처리했다. 그러던 대전MBC가 특이하게도 1월 31일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가 세종시를 방문했을 때 단독 리포트로 보도했다. 리포트 제목이 ⌜“세종을 워싱턴 DC처럼”..⌟이었다. 조형찬 기자는 리포트 내내 광역교통망 확충, 첨단 일자리 창출, 연금개혁 등 장밋빛 공약들을 열거했다.

 

최기웅 보도국장이나 조형찬 기자도 이준석 대표가 공약을 이행할 역량이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을 것이다. 그런데도 한동훈 위원장과 달리 단독 리포트로 크게 보도한 것은 개혁신당이 국민의힘 표를 잠식할 거라는 정치적 계산 외에 다른 이유를 찾기 어렵다.
 
김환균 대전MBC 사장은 전국언론노조 위원장이던 2017년 우파 정부 때 공영방송사 간부들을 ‘부역자’라 부르며 명단을 발표했다. 그가 이끄는 지금 대전MBC는 어떠한가. 그의 기준대로라면 대전MBC에 민주당 부역자들이 모여 부역 방송을 하고 있는 것 아닌가.
오정환 mbc노동조합 위원장
오정환 mbc노동조합 위원장

 

2024년 2월 5일
MBC노동조합 (제3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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