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노조 공감터]

지난달 27일 MBC 뉴스데스크 보도 화면
지난달 27일 MBC 뉴스데스크 보도 화면

2월 27일 뉴스데스크 날씨 중 ‘파란색 1’ 그래픽 논란과 관련해 성장경 앵커와 노경진 팀장이 어제 무려 4분이나 할애해서 자신들은 잘못이 1도 없다는 투로 장황한 변명방송을 했다. 참으로 뻔뻔하고 무례했다. 자신들은 ‘정치적 의도는 전혀 없었고 청명한 날씨 뉴스를 효과적으로 전달하려 했을 뿐인데 정치적 누명을 씌우려한다’는 식으로 발끈했고, 심지어 문제를 제기한 시청자들을 조롱하는 듯한 내용까지 포함시켰다.

 

이 날씨 리포트의 문제점은 이미 여러 지적이 있었기 때문에 여기서는 자제하겠다. 하지만 파란색 1이 민주당의 기호를 연상시킨다는 문제 제기는 다름 아닌 시청자들이 한 것이란 점을 먼저 지적하고 싶다. 이를 보고 우리 MBC노조가 공감터로 문제 제기를 했고, 피해를 입게 된 여당에서 정식으로 방심위에 제소한 사안이다. 시청자들에게 정치적 편파성 의심을 준 건 MBC다. 그런데 이번에도 적반하장으로 “의심한 게 잘못”이라는 식으로 시청자들을 탓한 것이다. 우리 노조의 주장은 MBC가 여당에 사과하라는 게 아니었다. MBC날씨를 보고 불편했을 시청자들에게 사과하거나 최소한 유감 표시를 했어야 한다는 말이다.

 

그런데 어떠한 사과나 유감 표시도 없었다. 심지어 성장경 앵커는 “MBC의 신뢰성에 타격을 입히려는 시도에 유감을 표한다”며 공격성을 드러냈다. 오히려 시청자들에게 화를 낸 것이다. 잘못을 지적하는 시청자의 목소리를 정치적 공격으로 치부하다니 어이가 없을 뿐이다.

 

게다가 성장경 앵커는 무슨 신박한 대응 논리라도 찾아냈다는 듯, “뉴스 외전에 2자가 커다랗게 나오는 데 이건 뭔가 다른 게 연상되는가?”라며 마치 문제 제기한 사람들을 조롱하듯 말했다. 제정신인가? 2시외전의 2자는 기존에 실재하는 로고일 뿐이다. 아무도 “MBC채널이 1 1번이니까 ‘민주당’ 방송”이라고 주장하지 않는 것과 마찬가지다. ‘미세먼지 1’은 선거를 앞둔 민감한 시기에 MBC가 뉴스에서 새로 만들어 낸 것이기 때문에 논란이 된 것이다. 성 앵커는 뉴스외전의 2자와 ‘미세먼지 1’ 문제가 논리적 연관성이 있다고 보는가? 어처구니가 없다.

 

백번 양보해서 노경진 기자의 해명을 받아들인다 치자. 그러나 사전 기획회의에서 그런 아이디어가 나왔더라도 데스크들은 이것이 정치적 논란이 될 수 있으니 피하자고 제지했어야 했다. 원래 정치적 의도가 없었다고 말한다고 끝날 일이 아닌 것이다. 어제 MBC는 최소한 “본의는 아니었지만 시청자분들께 혼선을 드렸다는 지적이 제기된 만큼 유감을 표하며 정치적 논란을 피하기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고 했어야 한다. 도리어 “정치적으로 우리를 공격한다”고 발끈하는 게 더 정치적으로 보일 뿐이다.

 

임영서 국장은 어제 “어이없는 논란”이라고 강한 반감을 드러냈다고 한다. 자신들의 의도는 그게 아니었는데 정치적 굴레를 씌우려 한다고 것이다. 그렇게 생각한다면 한번 역지사지로 MBC의 ‘바이든 조작 보도’ 사건으로 곤욕을 치른 윤석열 대통령과 외교부 등의 ‘어이없음’을 생각해봤으면 한다.

 

어이가 없다니. 정말 어이없어할 사람들은 ‘키보다 큰 파란색 1’이 떨어지는 걸 보면서 혀를 내두른 시청자들이다.
(우측)오정환 mbc노조위원장
(우측)오정환 mbc노조위원장

 

 

2024.3.1.
MBC노동조합 (제3노조)
저작권자 © NGO Press (엔지오프레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