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제3노조 성명]

mbc충북 뉴스데스크 캡처
mbc충북 뉴스데스크 캡처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3월 5일 충북 청주를 방문했다. 한동훈 위원장은 구름처럼 모여든 시민들에게 청주와의 인연을 강조하며 국민의힘 지지를 호소했다.

그날 MBC충북도 한 위원장의 청주 방문을 보도했다. 그런데 제목이 충격적이었다. [한동훈 청주 방문‥“돈봉투 의혹 공천 배제 근거 없어”]였다. MBC충북은 국민의힘이 무슨 일을 해도 정우택 의원 돈봉투 수수 의혹과 엮으려고 작정한 것 같다.

  이번 주 들어 MBC충북은 ‘돈봉투 의혹’으로 뉴스데스크 정치기사를 도배하다시피 하고 있다. 3월 4일 [정우택 ‘돈봉투 의혹’ 여야 공방] 기사는 단신인데도 길이가 1분이 넘었다. 

반면에 민주당 공천 잡음에 대해서는 알아듣기 힘들 정도로 짧게 언급했다. 그날 민주당 경선에서 배제된 비명 유행렬 예비후보가 기자회견을 열고 이재명 대표가 영입한 신용한 전 교수의 잦은 당적 변경을 맹렬히 비난했다. 청주민방 CJB는 자세히 다루었고 MBC충북에는 없는 사실이었다.

MBC충북은 3월 6일 ‘돈봉투 의혹’을 리포트 2개로 나누어 보도했다. 그 정도 분량을 채울 내용이 없었는데 억지를 부린 게 분명해 보인다. 첫번째 리포트에서 2월 14일 방송한 CCTV 화면을 다시 틀면서 2월 14일 방송한 기사의 상당 부분을 반복했다. MBC충북은 카페 사장이 CCTV 카메라 앞에서 돈을 건네는 화면을 그날만 3번 반복했다. 

3월 7일에도 MBC충북은 ‘돈봉투 의혹’을 리포트했다. 별다른 속보가 없었던 듯 CJB는 단신 하나 내지 않은 날이었다. MBC충북은 카페 사장 변호사의 전날 기자회견 육성을 재탕했다. 그것으로도 모자랐는지 2월 14일 방송했던 카페 사장의 메모 일부를 다시 읽어줬다. 그리고 문제의 CCTV 화면을 세 번이나 반복해 틀었다. MBC충북의 목적이 시청자에게 정보를 전달하는 것인지 특정 정당에 불리한 화면을 반복 송출하는 것인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언론사가 공직자 비리 의혹을 보도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이를 악용해 선거에 개입하려 한다면 전혀 다른 문제가 된다. MBC충북의 최근 보도는 2002년 김대업 병풍 사건 때 MBC 보도를 연상케 한다. 당시 MBC는 김대업의 이회창 후보 아들 병역비리 주장을 한 달 동안 하루도 거르지 않고 보도해 대선 판도를 바꿨다. 그러나 MBC가 사실상 독점적 지위이던 2002년과 달리 현재 MBC충북에 시청자의 신뢰를 소진할 여유가 있는지 대단히 우려된다. 

또한 MBC충북 기자들의 태도에서 오보 좀 하였기로 감히 우리를 고소하느냐는 오만함이 묻어난다. 세상이 변한 걸 아직도 모르는 듯하여 안타깝다. 더구나 재정적 곤경에 놓인 MBC충북이 지역민들에게 도움을 청할 때 공영방송의 필요성을 무엇으로 설득하려 그러는지 모르겠다.

오정환 mbc 제3노조위원장
오정환 mbc 제3노조위원장

2024년 3월 8일

MBC노동조합 (제3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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